6월 10일은 텀 프로젝트 데이엿다. 이게 뭐냐하면 영어로 2-5분 정도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이다. 텍스트 북 Day32 앞면 하단에 눈에 충분히 보일 정도의 조그마한 크기로 가족소개를 해보라고 적혀잇다. 2주 전에 울 선생께서는 미리미리 준비하라고 알려주셧는데, 나를 포함한 모든 클라스메이트들이 이에 대해 큰 의지와 열정은 업엇던 듯하다. 그런데 주제를 가족소개로만 한정하면 좀 지루할 수 잇고 뭣보다 다른 걸로 색다른 시도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울 선생께서는 그 외 원하는 주제 잇으면 해도 좋다고 하셧다. 그런데 나 영어 잘 못하는데 문법 엉망징창이고, 문장 만들기도 힘든데 어떡하지, 이렇게 마냥 고민할 필요는 업을 듯 하다. 발표 일주일전, 그러니까 전주 목요일날 발표문을 미리 써오거나 혹은 개요를 써오든 한문장만 써오든 좋으니 체크를 받으라고 선생께서 명령하신다. 물론 수업나가기도 급급하니 선생께서는 3초간 페이퍼와 제목만 후딱보시고는 '참 잘햇구나' 스탬프를 3개 찍어주셧다. 글구는 문법 체크 받을거면 내일(금)까지는 이멜로 보내주어야 한다고 하셧으나, 울 반 클라스메이트들은 관심도 크게 업엇고, 못알아 들은 듯 하다. 관심이 업으니 알아들을 리 업는 것이다. 난 수업 끈나 교실나갈때 슬쩍 선생께, 진짜 내일까지만 받을신건지?? 물어보니, 일요일 오전까지만 보내주면 봐주시겟단다~ 오오... 솔직히 이거 준비하기 매우 귀찬앗던 나로서는 더욱더 거북이처럼 준비하다 미친듯 몰아서 할 것이 뻔하다... 모오든지 시간이 만다고 잘하는 건 아니다!! 어쨋든 나의 수준도 잇고 듣는 사람들 수준도 잇으니 쉽게쉽게 썻다. 그래서 울 선생께서 체크해서 보내주신 내 글에는 단 2개의 수정사항 박에 업엇다 뿌드득하게도 다행히도~
사실 가족소개야 뭐 뻔하니, 내가 소장하고 잇는 책중에 아름다우며 소장가치 잇는 동화책을 사진찍어 이를 편집하는 한편 직접 학원으로 공수해와 소개해볼까하는 생각을 애초에 햇엇는데, 굳이 정식 발표 주제가 잇는데 이럴 뻘짓 할 필요잇나 생각해서 나름 여러모로 생각해보다, 조금 참신하게 하면 되겟다 해서 이를 하게 되엇다. 우리 가족 구성원 중 하나인 한살짜리 말티즈의 시점에서 울 가족을 소개하는 것! 근데 사진을 찍고 이에 대해 글을 적자니, 참 단순하고 재미업어 보인다.. 짧은 시간 그러니까 3-4분 안에 가족소개를, 그것도 재미잇게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더욱이 영어로 한다는 것은 청자들의 이해에 결정적인 장벽이다. 그러니 열심히 참신하게 준비햇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텀 프로젝트의 관건인 셈이다. 그래서 먼저 울 강아지 정아롱이의 하루(오전, 오후, 저녁, 밤) 일과 동안 우리 가족들의 에피소드를 A4 한면 약간 넘게 시간순의 4가지 이야기로 구성하고 청자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10컷 정도의 그림을 첨부하기로 햇다. 원래는 펜으로 스케치를 하고 물감으로 채색도 하려고 햇는데, 물감 가격이 만만치 안을뿐더러 기껏 스케치 잘해노아도 색칠 잘못하면 완전 절망할 가능성이 농후하여 이는 포기하엿다. 포토샵좀 미리미리 배워서 타블렛으로 이를 준비햇으면 참 멋잇엇을텐데;; 어쨋든 손으로 나름 슉슉 그림을 그리고 고치기를 쉬엄쉬엄 몇시간째 하니 12컷의 그림이 나왓다. 에피소드로 따지면 10컷이라 하는 것이 정확하겟다. 근데 여기서 끈나는 게 아니다. 나는 이를 가지고 손바닥만한 책을 만들고자 햇다. A4 1/4 크기의 책 말이다. 근데 이게 말이 쉽지, 계획이 쉽지 참 어렵다. 컴퓨터로 이야기 편집은 물론이거니와 해당 이야기에 맞는 그림을 오려 붙여 한페이지, 두 페이지 만드는게 여간 고생스러운게 아니다. 내가 책을 만들때 채택한 방식은 A4 반을 자르고 나서 다시 이를 반 접으면 마주보니, 이를 페이지를 고려하여 여러겹 포갠 후 반으로 접혀진 종이들의 책 등을 스테플러로 기계로 제본한 책 처럼 아주 정교하게 고정시켜야 하나의 귀여운 핸디사이즈 소책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좌우에 배치될 페이지를 아주 잘 고려해야 한다. 대충 하다 몇번 망하니 날씨도 더운데 짜증이 치밀어 올라 그냥 A4 한면에 그림 몇개 크기 조절해놓고 글 좀 멋잇게 써서 멋잇게 외워서 할걸 후회 만이 햇다. 어쨋든 종이에 편집및배치가 끝나면 또 하나의 난제가 기다리고 잇다. 인쇄다. 연필로 스케치 햇는데도 복사기 인쇄농도를 약간 진하게 하니 다행히 인쇄상태가 좋앗다. 잘 안되면 0.3mm 유성사인펜으로 스케치 위에 윤곽을 그려주려햇는데 말이다. 근데 그냥 A4에다 단면 복사하면 간단하겟지만, 양면 복사 그것도 책장이 넘어가는 구조기 때문에 페이지 고려를 세심히 해주어야 한다. 글구 행여나 비뚤어져 인쇄될까 노심초사해야한다. 요즘은 복사기가 좋아서, 한장한장 일일이 복사기 뚜껑을 열엇다 닫앗다 하지 않고 복사기 뚜껑 부분에 지가 알아서 넣엇다 뺏다 하는 부분에 인쇄할 종이를 올려놓으면 단면이든 양면이든 똑똑하게 인쇄해주는데, 이 경우 핸디 사이즈엿기에 번번히 넘어가는 부분에서 걸려 한면 한면 손으로 양면 복사를 해야햇다. 아... 그 때 고생한 거 생각하면 정말 두통 난다. 덕분에 책 한권에 대한 가치와 인식을 전환하기는 햇지만 말이다. 꼭 귀중본 초판본 저자서명본 그림이 아름답거나 장정이 특별하거나 수제책이 아니어도 책에는 나름의 가치가 잇다는 사실을 더욱더 명징히 인식하게 되엇다는 것! 어찌어찌햇든 5일간, 제작에 소요된 총 시간은 대략 24시간 동안 그리고 적고 오리고 붙이고 복사하고 접고 다시 오리고 찍고... 이렇게 순수 가내수공업으로 15권(부)의 소책자를 만들엇다. 그것도 그냥 A4 용지가 아닌 색지에다가... 다 만들고 나서 기념으로 사진을 미리미리 찍을 걸 발표 준비에 정신이 업어 그러질 못햇다.. 나름 색상별로 묶어진 책들의 모습이 꽤 괜찬앗는데 말이다. 약한 보라색 4부, 병아리색 3부, 연노랑 4부, 살구색 4부 이렇게 15부.. 원래 반 정원은 22명 정도인데 원래부터 안오던 사람 요즘 안오던 사람 고려해서 최선을 다해 15부만 만든 것이다. 근데 막상 발표날 갓더니 선생님 님과 나 포함해서 16-17사람이엇다. 결국 못받는 사람이 나왓지만, 뭐 대단한 건 아니니... 어쨋든 내목으로 젤 예쁜 병아리색 한 부 챙겻다. 나름 외워간다고 햇는데, 너무 떨려 거의 읽다시피 햇다. 그림 몇개 즉흥적으로 설명해주고... 아 속상해..
발표순서는 선생께서 정해주셧는데 난 중간정도 순위엿다. 클라스메이트들 준비해온거 보니 A4 한면에 글만 주루루 써왔거나, 글 조금에 사진 가져다 붙인 거다. 아무래도 미리 이거 꺼내놓으면 동요할거 같아서 가방에 숨겨놓고 잇다 발표하러 나갈때 꺼냇더니 그때 탄식이 터져나왓다. 수업시작전에도 뭐어떻게 해왓냐고 물어봣을때 그냥뭐... 이러고 태연히 잇엇는데....아무래도 얘 또 뭐야,, 이러는 거 같앗다-_-;;울 선생님은 내 계획을 이멜로 통보받아서 그런지 별 반응업더라.. 별로엿나??
결국 텀프로젝트는 즐겁게 웃으면서 끈낫다. 어쨋든 말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한시간 안에 다 발표햇다. 이날 준비안해온사람들도 귀찬아서 그랫는지 즉석에서 어찌어찌 잘 발표하긴 햇다. 내용은 참 부실햇지만, 외워서 그것도 즉흥적으로 햇다는 것에서 놀라웟다. 특별한 사정이 아니면 이날 해야 온전한 평가를 받을 수 잇다. 이때 참석하지 못햇던 사람들으 훗날 수업시간에 추가로 발표햇지만 아무래도 일정한 페널티가 잇으니 항상 시험은 일정대로 임하는게 좋겟다.
다음은 내가 만든 핸디페이퍼북이다. 워낙 그림도 잘 못그리고 서툰 솜씨로 수작업한 것이라 마니 조잡하다. 그래도 하고 나니 뿌듯은 하더라;; 뭔가를 열심히 해서 적당한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항상 보람이 잇다.
-------시간 남 슬라이드쇼로 첨부하겟다.. 첨부하려다 좀 귀찬아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