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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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예술: 손가락만한 벌레 부부내가 사랑하는 생활/모으다 2016. 9. 17. 00:28
일본 오오사카, 쿄오토 인근에 아리마 온천이라는 곳이 있다. 황금색 온천물로 나름 유명한데, 내가 보기엔 그냥 흙탕물이다. 특산물로는 대나무 바구니, 왕자에게 선물로 바쳤다는 인형이 달린 붓(어느 나라에나 공부하기 싫어하는 어린이는 있고 공부하라고 꼬드기도록 머리굴리는 어른도 있기에 나온 발명품이라고 봐야한다), 온천수로 만든 예전 진로 소주병에 담긴 듯한 라무네와 센베에가 있다. 이것들 다 쓸어오긴 했는데, 이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쿠츠와라는 가게에 바구니 보러갔다 의외의 수확을 거둔 암수 죽충! 크기는 손가락 만하고 가느다란 다리와 그 다리의 마디가 온전히 묘사되어 있다는게 놀랍다. 다리에 탄력도 살아있는데 부서질까 차마 건드리진 못하겠다. 이렇게 작은걸 대나무를 자르고 흔적 없이 이어 붙여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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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 씨티] 남자에겐 좀 무료한 도시내가 사랑하는 생활/가다 2016. 9. 15. 01:42
겨울에 출장와 더위에 찌들어 정신없이 일했던 곳. 호텔 뒤에 이태원 펍스트릿 같은 곳이 있어, 잠자리에 들면 바로 골아떨어지는 나인데 시끄러워 새벽까지도 잠을 설쳤던 기억만 난다. 그래서 내돈 남의돈 떠나 기회가 있더라도 딱히 여기 또 와봐야지 하는 생각이 없었는데.. 10년만에 기적같이 연락되어 다시 보게 된 남모군의 꼬드김에 넘어가 내발로 싱가폴 땅에 다시 찾아오게 되었다. 아.. 미친.. 꼬드김의 내용은 "니가 모르는 신세계가 있다, 요즘은 예전만큼 안덥다, 내가 맛집 엄청 데려가줄게, 내가 엄청 재밌게 해줄게" 등등 온갖 달콤한 사랑의 속삭임이었으나.. 실제는 다 내가 가본 곳이고 외려 내가 더 잘 알고 있는듯 하다. 오랜동안 외국에서 살아 한국에 친구도 거의 없고 연고도 없으니 한국에 오긴 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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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오쿄오 오쿠라 호텔] 쌀집 아들 닮았다는 썰내가 사랑하는 생활/가다 2016. 9. 3. 12:29
스타르타쿠스 새벽까지보느라 늦게 내려와 혼자 죽 먹고 있는데 점잖은 노부부가 오시드니 동석해도 되겠냐 묻는다. 자리 다 비어 있는데.. 도닦으라고 부부협공들어오나.. 마지못해 그러라했는데.. 역시나 식사하시면서 계속 묻는다. 어디사냐 머하냐, 한국인이라 하니 조총련 의심하는데 아니라고 하니 긴장푸신다. 옛날에 할머니와 같은 동네 살던 쌀집 아들 닮아서 놀랐다고 하신다. 내가 60년대 쌀집 아들 스타일인가부다. 먼가 웃픈 기분이다 ㅎㅎ 예전에도 교장선생님이 나보구 자기랑 친했던 쌀집 아들 생각난다고 감회에 젖으셨는데.. 얘기하다보니 진짜 점잖고 좋은분들인것 같긴 하다. 저녁 같이 먹자고 하셔서 좀있다 집에 가야한다 하니, 나라에 오면 놀러오라고 명함주시며 눈물을 글썽이시는데.. 당황스러워 웃어버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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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 스끼야바시지로すきやばしじろ] 10년만에 다시 만난 롤모델 직장 상사내가 사랑하는 생활/먹다 2016. 8. 15. 22:15
요즘 쉬면서 페북도 하고 연락 끊겼던 사람들하고 다시 연락되고 하니 신기하고 좋다. 대학때 JSC라는 학회활동 하며 읽었던 라는 책이 얼매나 대단한 책이었는지 이제서야 실감하고 있다. 오늘은 10년만에 만난 스승님과, 오바마가 먹다 남겨서 엄청 까였다는 스시 장인 지로 할배의 가게에서 저녁을 먹었다. "집에 있는 자식은 몸으로 낳은 자식이고, 부하 직원은 머리로 낳은 자식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이 분은 나의 롤모델이다. 예전에 잠깐 같이 일했던 적이 있었는데 할줄 아는게 아무것도 없었고, 말도 서툴고, 자신감도 제로고 해서 매일 삼시세끼 이상으로 혼이 났었다. 울었던 건 당연했고 퇴근하는 전철역에서 몸을 던져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만큼 괴로운 시절이었다. 당시는 실패에 실패만 거듭하던 시절이라 자존감은 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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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블루투스 오디오 cmt-x5cd로 듣는 정경화내가 사랑하는 생활/듣다 2016. 8. 15. 00:23
옷가지러 들르길 잘했다. 집을 비운 며칠 사이에 수집질한 것들이 잔뜩 택배로 와 있었다. 풀러놓은 고서들과 클래식 음반들 쌓아놓으니 책상 정리가 안되어 있어 좀 그렇지만, 인증컷 하나 올려본다. 이놈은 CD플레이어, 총출력 40W 블루투스 오디오, USB 재생, FM 라디오 듣기 스펙을 갖추고 있다. 가로는 A4보다 약간 길고, 세로는 약간 작은 콤팩트 형이다. 본인은 아직도 90년대 나온 일본 내수 휴대용 파나소닉 씨디피를 이어폰 꽂고 즐겨 사용하는데, 확실히 클래식은 울려퍼지는 묵직한 소리로 들어줘야 교양이 샘솟는다. 20W짜리도 있는데, 본체 버튼이 돌출형이라 세련미가 떨어진다, 이건 터치형이고. 그래도 난 괜찮다 하는 위인은 그거 사버려라. 이거나 그거나 출력 차이지 머 크게 차이도 없다. 세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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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kong_Intercontinental Hotel, 창밖으로 바라본 세상내가 사랑하는 생활/가다 2016. 8. 12. 14:26
그동안 주말도 없이 일해대고 출장다니며 살다보니 몸은 너덜너덜 마음은 번아웃. 풋내기 시절에는 뱅기 타고 출장다니는게 겁나게 멋있어 보였었는데 내가 처해보니 진짜 정도가 있지 첫차타고 갓다 막차타고 오거나 출장 갓다와서 하루 쉬고 장거리 출장 가는 괴로움이란.. 가서 그냥 멍때리다 오면 모르겠는데, 컨설팅이다 아웃풋이다 해서 불끄고 침대에서 발뻗고 자본 기억이 거의 없다.. 같이 일하던 분이 사람은 진짜 조은데 업무적으로나 직원케어에 서툴고 무감각해서 이런걸 이해를 못했다. 정체된 삶에 익숙한 사람들은 항상 일정하다, 나 같이 결과지향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한방에 확 가는것이다. 난 저런 상사보다는 성격은 약간 까칠하지만서도 평소에는 친구같이 잘놀아주고 농담도 하고 밥도 잘 사주지만 일할때는 엄한 큰형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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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ph in Egypt (Thomas Mann, Alfred Knopf, 1939)내가 사랑하는 생활/모으다 2016. 8. 10. 20:40
한동안 잠잠하다 두달전 국내외를 넘나들며 폭풍수집질을 했었다. 타고나기를 사람동물을 그닥 안좋아하고, 후천적 사교성도 바닥이라 잠적하여 형편 힘껏 쓸어모았는데, 눈치챈 누군가가 자꾸 머 사러갔었냐고 캐물었다. 쇼에이도 명품향로 샀다고 함 부연설명 해줘야할게 뻔해 귀찮아 그나마 만만한 미국 RR Auction에서 제프쿤스 싸인 도록이랑 노벨상 수상 작가이자 독일의 대문호인 토마스 만이 서명한 (2nd Edition, Volume 2)을 낙찰받았다고 말해줬다. 그랬드니 애들이 가지고 놀고 애니로도 나온 토마스의 기차 만든 사람 아니냐고 해서 그냥 막 화가 났다, 아 병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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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aware] Cubebot micro내가 사랑하는 생활/모으다 2016. 8. 9. 23:03
한국에는 편집샵 몇군데에서 수입해 팔고 있다. 작년 미국 출장때 워싱턴 뮤지엄샵에서 팔고 있길래 선물용으로 2개 사왔었는데, 올해 덩어리 하나와 마이크로 큐브봇 8개 세트를 직구했다. Areaware 홈피에서 번들로 61불에 판매했다. 한국에선 개당 15천 정도이다. 중국 생산인게 에라이긴 하나, 요즘은 최상급은 중국, 중품은 동남아나 남미, 하품은 아프리카에서 생산하는게 현실인지라 어쩔 수 없다. 머리부터 손목까지 마구 꺾여서 어디에든 어떤 포즈로든 배치와 연출이 가능하다는 게 이 새끼의 매력이다. 컬러마다 표정이 다른 것도 매력 x2다. 이 새끼들 중 조낸 억울한 표정을 하구 있는 놈이 있는데, 왜 이런 비호감을 껴놓고 팔려하는지 제작 디자이너한테 이메일보내 물어보려다 말았다. 학교다닐때 싸움 잘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