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
-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순간내가 사랑하는 생활/모으다 2016. 10. 17. 20:42
눈 딱 감고 살걸 그랬다. 오버페이다 싶으면 미련버리고 적당한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그 기다림의 길이가 6개월을 넘어가면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통화할 때만 하더라도 그 책을 고서상 할배가 4,50만원 얘기했었는데, 실제론 백만원에 내놨었다. 너무 오버페이다 싶어 포기하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틀 사이에 누군가 사갔다. 가슴이 아프고 분해 그 날 잠을 잘 못잤다. 내 능력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었지만, 아닌건 아니라 생각해 관망한건데..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는 그 책이 너무 그립고 보구싶다. 최명익의 유일한 단행본이자 초판밖에 존재하지 않는 (을유문화사, 1947)
-
[다이긴죠 준마이] 사케는 중국어의 따페이 같은 것내가 사랑하는 생활/먹다 2016. 10. 1. 01:05
나리타 면세점에서 다이긴죠 준마이를 보고.. 전에 술은 안좋아하는데, 사케는 괜찮다라는 말을 했다가 교회에서 한 형제에게 신앙이 의심스럽다는 독설을 듣고 충격을 받았었던 기억이 떠올랐다.(너희들 생각과는 달리, 나 교회 다닙니다) 그런데.. 사케는 おさけ, 즉 단순히 술이 아니다. 심오한 뜻이 담겨있는 신기한 액체이다. 5년전 여의도 조그만 곳에서 사시미를 먹는데 정갈하게 고급 양복을 차려입은 노신사께서 옆옆자리에서 새우 한마리를 아주 조심스럽게 발려드시고 계셨다. 다이긴죠 준마이를 따른 잔을 입술에다 적시듯 대시고는 냉수를 한모금 마시더니 다시 새우살을 한점 드시는 것을 보고 무척 인상 깊었었다. 그렇다. 사케는 중국어의 따페이 같은 것이다. 쉐큼쉐큼한 참치회에는 뜨끈한 사케 한잔이 제격이다, 비린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