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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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순간내가 사랑하는 생활/모으다 2016. 10. 17. 20:42
눈 딱 감고 살걸 그랬다. 오버페이다 싶으면 미련버리고 적당한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그 기다림의 길이가 6개월을 넘어가면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통화할 때만 하더라도 그 책을 고서상 할배가 4,50만원 얘기했었는데, 실제론 백만원에 내놨었다. 너무 오버페이다 싶어 포기하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틀 사이에 누군가 사갔다. 가슴이 아프고 분해 그 날 잠을 잘 못잤다. 내 능력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었지만, 아닌건 아니라 생각해 관망한건데..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는 그 책이 너무 그립고 보구싶다. 최명익의 유일한 단행본이자 초판밖에 존재하지 않는 (을유문화사,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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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예술: 손가락만한 벌레 부부내가 사랑하는 생활/모으다 2016. 9. 17. 00:28
일본 오오사카, 쿄오토 인근에 아리마 온천이라는 곳이 있다. 황금색 온천물로 나름 유명한데, 내가 보기엔 그냥 흙탕물이다. 특산물로는 대나무 바구니, 왕자에게 선물로 바쳤다는 인형이 달린 붓(어느 나라에나 공부하기 싫어하는 어린이는 있고 공부하라고 꼬드기도록 머리굴리는 어른도 있기에 나온 발명품이라고 봐야한다), 온천수로 만든 예전 진로 소주병에 담긴 듯한 라무네와 센베에가 있다. 이것들 다 쓸어오긴 했는데, 이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쿠츠와라는 가게에 바구니 보러갔다 의외의 수확을 거둔 암수 죽충! 크기는 손가락 만하고 가느다란 다리와 그 다리의 마디가 온전히 묘사되어 있다는게 놀랍다. 다리에 탄력도 살아있는데 부서질까 차마 건드리진 못하겠다. 이렇게 작은걸 대나무를 자르고 흔적 없이 이어 붙여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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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ph in Egypt (Thomas Mann, Alfred Knopf, 1939)내가 사랑하는 생활/모으다 2016. 8. 10. 20:40
한동안 잠잠하다 두달전 국내외를 넘나들며 폭풍수집질을 했었다. 타고나기를 사람동물을 그닥 안좋아하고, 후천적 사교성도 바닥이라 잠적하여 형편 힘껏 쓸어모았는데, 눈치챈 누군가가 자꾸 머 사러갔었냐고 캐물었다. 쇼에이도 명품향로 샀다고 함 부연설명 해줘야할게 뻔해 귀찮아 그나마 만만한 미국 RR Auction에서 제프쿤스 싸인 도록이랑 노벨상 수상 작가이자 독일의 대문호인 토마스 만이 서명한 (2nd Edition, Volume 2)을 낙찰받았다고 말해줬다. 그랬드니 애들이 가지고 놀고 애니로도 나온 토마스의 기차 만든 사람 아니냐고 해서 그냥 막 화가 났다, 아 병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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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련기행(이태준, 백양당, 1947)내가 사랑하는 생활/모으다 2016. 8. 7. 23:24
저자: 이태준 출판사: 조선문학가동맹/백양당 발행연도: 1947년(초판) 면수: 282쪽 2007년도에 입수했다. 생각보다 많이 저렴하게 최상급의 책을 입수했는데, 왜 샀는지 모르겠다. 암튼 내 수집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책이다. 내가 입수할 당시에도 구하기 힘든 책이었는데, 그 이후에도 이 책 파는데 딱 한 군데 봤었고 당시 판매 가격은 1,500,000원, 진짜 팔렸다. 암튼 내가 소장하고 있는 걸 거의 말 안하고 있었는데 어찌어찌 조금 알려져 구경시켜달라거나 전시회 같은데 출품해달라, 기증해달라 어지간히 시달렸었다. 물론 다 씹었다. 이건 엄청난 근대문화유산이기에 훼손되면 안된다. 다행히 판권지에 인지도 온전히 잘 붙어있다.책 가치를 판별하는데 이런 점도 중요하다.백양당에서 나온 책들이 좀 수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