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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 씨티] 남자에겐 좀 무료한 도시내가 사랑하는 생활/가다 2016. 9. 15. 01:42
겨울에 출장와 더위에 찌들어 정신없이 일했던 곳. 호텔 뒤에 이태원 펍스트릿 같은 곳이 있어, 잠자리에 들면 바로 골아떨어지는 나인데 시끄러워 새벽까지도 잠을 설쳤던 기억만 난다. 그래서 내돈 남의돈 떠나 기회가 있더라도 딱히 여기 또 와봐야지 하는 생각이 없었는데..
10년만에 기적같이 연락되어 다시 보게 된 남모군의 꼬드김에 넘어가 내발로 싱가폴 땅에 다시 찾아오게 되었다. 아.. 미친..
꼬드김의 내용은 "니가 모르는 신세계가 있다, 요즘은 예전만큼 안덥다, 내가 맛집 엄청 데려가줄게, 내가 엄청 재밌게 해줄게" 등등 온갖 달콤한 사랑의 속삭임이었으나.. 실제는 다 내가 가본 곳이고 외려 내가 더 잘 알고 있는듯 하다.
오랜동안 외국에서 살아 한국에 친구도 거의 없고 연고도 없으니 한국에 오긴 머하고, 추석같은 명절때 더욱 외로우니 진지하기 짝이 없는 남모군이 이런 사기를 친 것이다. 원래도 낯가림이 심한 서로인데, 오랜만에 만나 그런지 첫날에는 표정으로만 대화하다가 일찍 잠들었는데.. 둘다 10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 라면먹고 만화책 보며 뒹굴다 그래도 30대 나이에 걸맞는 문화활동좀 하자고 의견일치를 봐 반바지, 티쪼가리에 쪼리신고 복합문화단지, 엄밀히 말하면 갤러리+펍,식당이 있는 길만 바락스(Gillman Barracks)에 갔다. 저능아들처럼 그림 보며 저질평 늘어놓거나, 식당가서 닥치는대로 시켜먹고는 30만원 나왔다고 대견해하며 낄낄대는게 우리 수준인데.. 그래도 이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건 둘이 있으면 아무 걱정이 없고 수학 여행 온 것처럼 마냥 즐겁다는 것이다.싱가폴 씨티는 수준있는 도시이긴 한데, 내가 조아라하는 인간미 넘치고 모자람 있는 곳은 아닌듯 하다. 다음번 다시 만나면 그냥 제주도 모텔방 하나 빌려 짱개 시켜먹고 플레이스테이션 하다 만화방이나 가자고 약속했다.
오늘은 슬금슬금 조깅하다 다시 보게 되어 반가운 마리나베이 호텔컷 기념으로 남겨본다. 굿나잇!반응형'내가 사랑하는 생활 > 가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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