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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각] Sugisaki Masanori <Prayer> (2020)
    내가 사랑하는 생활/모으다 2021. 3. 4. 23:26

     

    • Natural Stone
    • H102 × W38 × D68mm, 160g

     

    살면서 꽤나 많은 기도를 하게 된다.

    소위 제도권 신앙(기독교, 천주교, 불교)을 믿든, 기복 신앙을 믿든지 간에 말이다.

     

    기도의 주제와 대상은 무한하다. 

    미물에 대한 가여움일 수도,

    토템에 기반한 믿음일 수도,

    맛있는 치킨에 대한 감사일 수도 동시에 살육에 대한 죄스러움일 수도,

    나보다 작고 연약한 대상에 대한 사랑일 수도,

    인간이 결코 거스를 수 없는 자연에 대한 경외일 수도,

    로또와 같은 일확천금에 대한 간절함일 수도,

    내 마음속에 계시는 절대 존재에 대한 믿음과 의지일 수도.

     

    그런데, 현실에 끊임없이 맞닿아 살아가고 있고 직장이라는 경쟁과 인간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네 삶에서

    그것들로부터 '나'라는 존재를 내적으로 덜 다치게 보호해 주고,

    육체적으로는 건강하게 해주고,

    경제적으로는 남보다 부족함 없게끔 해달라는 것.

    이것들이 가장 주된, 인간의 본능적 기도 아닐까?

     

    스기사키 마사노리(Sugisaki Masanori, 1962 ~ Present)는 유명 갤러리에서의 전시 이력을 가진 작가는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예술작품과는 매우 큰 괴리를 가진 가격으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생각보다 매우 저렴한 가격에 놀랐지만서도, 무엇보다 첫 대면에서 작품이 내게 주었던 '울림'에 놀라 이 작품을 나의 반려 소장품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그 울림이라는 것은 당면한 현실에 깎이고 닳아가다 못해 곧 사라져 버릴지도 모를 아주 오랜 '희망과 꿈'에 대한 각성이었다. 

    위대한 예술가의 배설물(피에로 만초니[Piero Manzoni], <예술가의 똥>)조차도 심오한 이념이 담겼다기에 고유한 예술로 인정받는데,

    '나'라는 한 인간에게 깊은 생각을 하게 해 주고 정신적으로 긍정적인 삶에 대한 화두를 던져준 이 작은 돌에 대해 '삶의 예술'의 일면이라고 명명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로부터 안목 없음에 대한 비난을 받는다 할지라도, 스기사키 마사노리의 <기도하는 사람>은 나의 잔여 생명과 함께할 굳건한 My Collecti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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