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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숙자, <모과꽃> (2015)
    카테고리 없음 2022. 6. 12. 22:13

     

     

    창원(菖園) 노숙자(盧淑子, 1943~ )

    2015년 作

    한지에 채색

    H365 × W395 × D40mm (프레임 포함)

    Estimated Price: Not Rated


     

    "봄부터 여름 혹은 봄과 여름의 사이에 자태의 절정을 뽐낼 작품"

    '꽃의 화가' 노숙자 화백의 작품이다. 늦봄에 활짝 핀 모과꽃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내었다. 아니었으면 하지만, 아마도 선생님의 마지막 전시회일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

    2019년 갓 오픈한 핸들위드케어 매장에 미즈노 카츠토시 작품들을 셀렉하러 들렀다 카운터쪽 벽면에 걸려 있던 노숙자 선생님의 꽃 그림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한참을 쳐다보았었다. 물론 당시 그 작품은 판매하지 않고 DP용으로 걸려 있던 것이었고, 꽃그림 소장에 큰 열의가 없던 때라 방문할 때마다 '좋은 그림이네'라고 감탄만 했었다.

    2021년 1월 스기사키 마사노리 전시회 이후로 핸들위드케어에 방문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올해 5월 노숙자 선생님의 전시가 열린다는 얘기를 듣고 한번 방문해볼까 고민하다, 이 일 저 일에 치이다 보니 그러지 못했다. 전시 홈페이지에 나온 그림들을 살펴보니 확 끌리는 작품이 보이지 않아 큰 맘을 내지 않았던 점도 있다.

    전시가 끝나고 판매되지 않은 작품들을 여러번 한참 살펴보았다. 살펴볼 때마다 한점 두점씩 작품들이 주인을 찾아갔는지 남겨진 작품들이 줄어들어 있었는데, 유독 이 작품은 판매가 되지 않았다. 난 이 작품을 처음 보았을때부터 그 때까지 계속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말이다.

    못 살 가격은 아니지만, 자산이 무한정 있는 것도 아니고 관리도 제대로 못할거면서 컬렉션을 늘려나가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던 터라 셀렉할까 말까 단념하기를 여러번.. 어느날 보니 이 작품이 사라져 있었다. 제 주인을 찾아간 걸 보니 나와의 인연은 아닌가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며칠 후 다시 홈피에 방문해 보니 다시 판매중으로 게시되어 있었다.

    다시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어떤 날, 어떤 무드일 때 어디에다 이 그림을 걸어놓고 바라보면 좋을지 곰곰히 가늠해보았다. 그리고는 야심한 새벽 결정을 하고 나의 반려 작품으로 맞이하기로 했다.

    작가의 경력을 고려하면 작품 가격이 비싼 건 아니지만, 금액만 놓고보면 준명품질 못지 않다. 하지만, 이 작품이 나에게 주는 위안과 기쁨, 날 좋은 봄날에 대한 기대를 품을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에서 그 금액이 전혀 아깝지 않다. 오히려 가성비 최고의 반려 작품이라 말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내가 소장한 유일한 꽃그림이자, 실물을 보지 않고 처음으로 구입한 그림이다. 실물을 받아보았을 때 꽃이 아직 피지 않은 꽃망울 조차 어찌나 생생하고 화사하던지..

    어쩌면 전성기 때 작품보다 사생력은 떨어졌을지 모르나,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의 깊이있고 응축된 시선이 오롯이 담겨진 듯한 이 작품이 너무 좋고, 이런 작품을 셀렉한 내 안목이 자랑스럽다. 정물과 풍경화에 대한 나의 편견을 날려준 작품이라 더 각별하다.

    비록 소품일지라도, 꽃이 좋아진 나이에 꽃 그림 대가의 만년 걸작을 반려 작품으로 맞이하게 되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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